2020.09.23
[사회학 연구자: 나카무라 카스미/레로(中村香住/レロ)] 두 얼굴을 가졌기 때문에 알아차리는 것이 있다.
회사의 회의실에서 오늘 인터뷰할 사회학 연구자 나카무라 카스미씨를 기다리는 우리들. 그 동안 코스튬 플레이어나 보컬로P등 이렇게 말하면 미안하지만 약간은 라이트한 분위기의 사람들만 이야기 해왔기에 이번 직함은 왠지 딱딱하다. 전문용어라든지 연발되어 버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뇌리를 스친다.
딸깍… 하고 문이 열렸다.
어..어…, 어서오세요!!라고 더듬더듬 맞이하려는데…
사내에 메이드가 한 명 있는 것만으로 이렇게 분위기가 바뀌는 건지… 라며 놀랐다.
「다녀 오셨어요.」
네?? 거기에는 메이드가 있었다. 회사에서 사회학 연구자 선생님을 모셨을 텐데, 웬일인지 반대로 모셨다.
메이드의 근로방식에 기대는 사고방식
메이드의 힘이라는 것은 대단하다. 무기질한 사내에서 메이드 한 명만 있어도 힐링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홍차 한잔 주실래요?…라고 말하고 싶어지지만, 이번에는 자중한다. 왜냐면 이번에는 메이드가 손님인걸요.
그래, 사회학 연구자로서 게이오기주쿠 대학 대학원(慶應義塾大学大学院)에서 연구나 논문 집필에 근무하는 나카무라 카스미씨는, 레로라는 이름의 메이드로서도 활약 중이다. 이하, 호칭은 레로씨로 통일!! 사회학 연구와 메이드 … 전혀 결합되지 않는 것 같은데, 도대체 왜?라는 당연한 의문점부터 물어보자.
「분명히 일반적으로 사회학과 메이드라고 해도 감이 안 오죠. 그런데 관계가 아주 깊어요.」
하고 말을 시작한 레로 씨. 애당초 사회학이란게 뭐지…?
「사회학이란 널리 사회의 현실과 구조에 대해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학문입니다.그 중 저는 젠더와 섹슈얼리티, 즉 성과 관련된 분야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과연, 씹어 부수면 동인 활동의 성립 등을 연구하는 것도 사회학에 들어맞거나 맞지 않거나····라고 하는 것인가. 아마도. 그런데 왜 또 사회학을 연구하면서 메이드일까?
「원래 사회학에 흥미가 있었습니다만, 특히 제가 관심이 있는 것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이것은 사회학이라고 하는 틀에서 연구하는 것이 제일 좋을까 하고. 원래 제가 어렸을 때부터 여러 장르의 오타쿠였거든요.(웃음). 대학에 들어가서는 아이돌 오타쿠가 되고, 그 다음에 여성 성우에게 빠지거나, 2차원 아이돌도 좋아하고, 마지막은 메이드 카페. 2년 동안 500번 정도 다닌 적도 있었거든요.」
잠깐… 1년이란게 365일밖에 안되거든요!? 2년에 730일이에요!? 그런데 500번이라니 놀라워요.
「메이드 카페도 그렇지만 여성 아이돌이나 여성성을 파는 측면이 있는 콘텐츠에 종사하는 건 여성으로서 일하는 것이 어떤가? 「성의 상품화」 로서 안 좋은 거 아니야? 라는 의견이 꼭 나옵니다. 그러한 산업이 젠더 규범의 재생산 및 재강화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있습니다.그 비판에는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고 제대로 계속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한번에 여성성을 콘텐츠의 일환으로 제시하는 산업에서 일하는 것 자체를 모두 부정해 버리면 거기서 지금 실제로 일하고 있는 여성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역시 사회학 연구자 레로 씨.어느새 시작된 사회학 강의에 빠져들고 만다.
「메이드카페를 계속 다니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었어요. 제게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나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메이드가 있었습니다. 메이드들도 당연히 한 명의 여성이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여성성을 제시하면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젠더에 관련된 고민이나 고통에 직면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적어도 그 메이드가 보아온 페미니즘설은 자신을 구원해 주는 것 같지 않았다고. 그래서 이거는 좀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느꼈어요. 우선 메이드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겪었으며 그 안에서 어떤 기쁨이나 어려움이 있는지를 제대로 듣고 그것과 젠더가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이들과 함께 페미니즘을 구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오……공부가 된다. 이것 틀림없이 시험에 나올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노트에 강의내용을 계속 메모한다. 하지만 침착해라.이건 인터뷰다.
어느새 사회학 강의에 빠져 버렸다.
메이드 카페에 계속 다니다 보니 메이드가 되어 버렸다.
레로씨가 사회학적 관점에서 메이드 카페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연구하고 있는 것은 납득. 그런데 왜 또 자신도 메이드가…?
「메이드 카페에 계속 다니다 보면 역시 얼굴을 익힐 수 있고, 겉으로만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더 깊이 있는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되죠. 메이드로 일하는 것에 대한 기쁨이나 어려움이나. 그래서 연구의 일환으로 많은 메이드 분들과 인터뷰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메이드카페에서 노매드회(メイドカフェでノマド会)』라는 모임을 알게 되었어요. 메이드 카페에서 노매드 워크 추진을 목적으로 한 모임이 실제로 메이드가 있는 장소에서 노매드 워크를 하는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메이드 카페를 대실하거나 대여 공간을 빌리거나 하여 메이드가 있는 노매드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기에 등록하고, 월 몇 회 정도이지만 연구를 위해 메이드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실 메이드 카페라고 하는 곳은 노매드 워크에 매우 적합한 곳입니다. 홍차나 커피는 메이드가 따라주고, 작업이 진행되지 않을 때는 메이드와 이야기하며 기분전환도 할 수 있고요. 」
오, 그런 모임이 있었다니…언젠가 이 인터뷰 기사도 메이드 카페에서 써보고 싶어!!
「메이드와 인터뷰를 해 오면서 일의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일하니 역시 힘이 듭니다. 주로 웨이트리스의 일이기는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메이드 카페의 묘미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말 걸어도 되나?라던가, 어떤 걸 물어보면 좋을까?라든지. 주인님·아가씨 개개인에 맞추어 대화가 중요하죠」
레로 씨가 일하는 『메이드카페에서 노매드회(メイドカフェでノマド会)』궁금하면 꼭 한번 들러 보는 건 어떨까?
메이드카페에서 노매드회(メイドカフェでノマド会)
https://maid-cafe-nomad.connpass.com
레로씨의 연구 성과 소개
레로씨의 주된 활동이라고 할까 일은 사회학 연구를 위해, 논문 집필이 주이지만 연명으로 책도 출판되고 있다.
「메이드의 일하는 방식이나 페미니즘에 관한 문제, 논문 발표만 하면 아무래도 널리 알려지진 않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책을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Web 미디어에 투고 하기도 해요. 지금은 『걸스 미디어 스터디스(ガールズ・メディア・スタディーズ)』라는 책에 일장 분량의 글을 기고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비록 선전이지만 현대 미디어 문화와 여성들의 관계에 대한 교과서가 될만한 책입니다. 예를 들면… 많은 메이드들이 하는 SNS. 가게 계정에 자신의 개인적인 시간을 이용해서 게시물을 올리기도 하죠. 영업시간 외이지만 노동의 일환. 하지만 임금은 발생하지 않아요. 그런 무임노동으로서의 SNS상에서 자신의 메이드로서의 개성을 계속 제시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다루는 책이니 간행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걸스·미디어·스터디스(효쿠슈 출판)(ガールズ・メディア・スタディーズ(北樹出版))
발행일: 2020년 11월 10일(예정)
지금까지 저술 한 책을 가지고 와 주셨다.
「그 외 저희 활동이라 하면…. 메이드 카페 하면 아키하바라죠. 그런 아키하바라의 NPO 법인 『아키하바라에서 사회공헌을 실시하는 시민의 모임 리코리타』의 운영에도 종사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아키하바라에서 즐기면서 사회공헌을 하자는 것으로, 메이드나 아키하바라의 다양한 점포의 여러분도 협력해 주시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년 아키하바라의 여러 점포의 메이드들에게 모여 길이나 화단에 물을 뿌린다든지. 최근에는 치요다구가 주최하는 방치된 자전거 클린 캠페인에 메이드와 함께 참가하기도 하고, 도쿄도가 주최한 패럴 스포츠 이벤트 중 메이드 가게나 아키하바라 점포끼리의 보치아 대결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모두가 사랑하는 아키하바라를 위해, 메이드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고, 하지만 메이드와 함께 여러 가지 일에 공헌할 수 있어 저도 기쁩니다. 이기적인 것과 이타적인 것을 같이 하자는 데서 『리코리타』예요. 」
아주 멋진 네이밍 센스와 활동내용!! 머지않아 이 Doujin World도 협력하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아키하바라에서 사회공헌을 하는 시민의 모임 리코리타
2004년부터 행해지고 있는 대호평의 이벤트 「우치미즈무스메 대집합!(打つ水っ娘大集合)」이지만, 금년은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한곳에 모이지 않고 협력 메이드 카페 각점의 개점시에 처마끝에서 실시된다고 한다. 그 이름도 「개점물, 시작했습니다(開店打ち水、はじめました)」월간! 아키바를 사랑하는 자들로 이벤트를 응원해, 지내기 좋은 아키하바라를 만들자.
일정 : 2020년 8월 1일 ~ 8월 31일
※자세한 내용은 아래 리코리타 웹사이트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메이드 카페에 대한 편견을 갖지 말고 좀 더 체험하길 바란다
일본의 오타쿠 문화가 세계로 점점 전파되고 아키하바라를 즐기는 해외 관광객도 많은 지금, 레로씨의 「메이드 카페에서 일하는 메이드의 연구」도 바다를 넘어 글로벌해 질 것이다.
「외국 분들은 물론이고 일본 분들에게도 그렇지만 메이드 카페라고 해도 가게 색깔(컨셉)은 가게마다 달라요. 이른바 『모에모에큔(萌え萌えきゅん)』을 즐기는 곳도 있고, 차분하고 클래식한 분위기의 메이드 카페도 있습니다. 이미지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우선 체험 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메이드 카페를 찾아 주면 기쁘겠습니다. 제2의 집이 될 거예요. 」
우리의 피로를 풀어 주고 맛있는 음료와 식사를 제공해주는 메이드에게 감사를!!
그저 고객에게 「다녀 오셨어요」로 맞이하는 메이드 카페. 그 「당연」하지만「당연치 않은」 서비스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자 한다.
Twitter:@rero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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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사토시로(佐藤志郎)
Translator
Park Hyosong